소네트 18―그대를 여름날에 견주어도 될까
그대를 여름날에 견주어도 될까?
그대는 그보다 더 사랑스럽고 더 온화하다.
거친 바람은 오월이 아끼는 꽃봉오리를 흔들고,
여름에게 빌려 준 기한은 너무나 짧다.
하늘의 눈이 지나치게 뜨겁게 빛날 때도 있고,
그 황금빛 얼굴이 자주 흐려질 때도 있다.
아름다운 것은 언젠가 그 아름다움에서 기울며,
우연이나 막을 수 없는 자연의 변화에 손상된다.
하지만 그대의 영원한 여름은 시들지 않고,
그대가 지닌 아름다움을 빼앗기지도 않으리라.
죽음도 그대가 제 그림자 속을 헤맨다고 뽐내지 못하리니,
영원한 시구 속에서 그대가 시간과 함께 자랄 때이다.
사람이 숨 쉬고 눈이 볼 수 있는 한,
이 시는 살아 그대에게 생명을 주리라.
원문의 열네 행에 한 행씩 대응하되 한국어 운율을 위해 억지 각운은 만들지 않았다. untrimmed는 꾸미지 않았다는 뜻보다 자연의 변화가 제어되지 않는다는 뜻을 살렸다. fair가 사람의 아름다움과 아름다움 자체를 함께 가리키는 효과는 ‘아름다운 것’과 ‘아름다움’으로 이어 놓았다.